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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목표를 분명히하라
개인적으로 네이버와 다음을 대결구도에 놓고 일일히 따지는 것은 각 회사에 대한 실례라고 생각한다. 사람들도 쟤는 저런데 너는 왜 이러니 하고 비교하는 게 기분 나쁘듯, 회사도 마찬가지다. 서로 잘하는 것이 다르고 하려는 것이 다른데 표면에 드러나는 일각만으로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이 무리인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속 사정을 깊이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그 둘은 이번 글의 소재로서 더없이 적절한 대상이라 생각하여 감히 도마에 올리고자 하니 이 점에 대해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린다.
근래의 포털 전쟁은 과연 '포털워즈 에피소드5 : 다음(Daum)의 역습'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다음의 전술적 승리가 혁혁하다. 주된 성과로 티스토리, 다음TV팟, 미디어다음 아고라/블로거뉴스, 한메일 익스프레스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물론 모두 아직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이것이 성공적인 서비스라 말할 수 있는가를 물으면 각기 견해가 다를 수 있으나, 나의 시각에서 이 부분만은 다음이 네이버에 비해 트렌드를 앞서나가고 있다고 여겨진다. 얄궂게도 1위와 2위의 입장에서 각각 수성과 공성을 해야 하는 입장이니 일면 당연한 것이겠으나, 네이버의 행동은 진보적인 듯 하면서도 다분히 보수적으로 다가오며 상대적으로 다음은 의외로 진보적이다. 과감히 승부수를 띄우고 공격적으로, 기동성있게 밀고 들어가는 것이 나름의 전술적 성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성과에 고무된 덕인지, 최근 다음은 검색전쟁을 선언하며 네이버에 정면으로 선전포고했다. 단순한 마케팅 멘트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진지하고 직설적이다. 정말 이번에 1위 탈환이 실패하면 정말 오랜기간 힘들겠다 싶을 정도로 모든 포문을 열고 무섭게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와 같은 상태가 그저 지속될 뿐이라면 다음은 패퇴의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것은 다음이 보여주는 전략적 행동의 부재 혹은 미비함으로부터 느껴지는 위화감에서 출발한다.
우선, 자사 서비스를 알리고자 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네이버는 첫 페이지에서
가장 중요한 상단 중앙 배너에서 네이버 서비스에 관한 배너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 영화, 쇼핑 등의 서비스 섹션부터 네이버 스토리
같은 브랜딩 사이트, 한게임 광고 등 자사 서비스 광고가 자주 노출이
된다. 이 자리를 일반 광고주에게 주었다면 일일 수천만원 이상의 광고비를 벌어들일
수 있는 황금의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당장 광고비 얼마 더 벌어들이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자신의 서비스를 더 널리 알리고 그 사용자를 늘림으로서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네이버는 분명히 알고
있다. 다행히 다음에서도 이 점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것인지 ChangeUp 을
선언한 최근에는 예전보다 좀 더 자주 자사 서비스 광고가 노출이 되고있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주고 싶다. 그러나 아직 사용 흐름이
썩 매끄럽게 연결된다기보다는 어떻게든 더 눈에 보이게 하려고 노력한 나머지 정보
과잉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자사 서비스간의 UI 통일의 부재와 연계성이 부족한 점은 아직 고쳐지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다음의 치명적인 단점은 서비스마다, 섹션마다 UI 가 다르다는 점이다. 익숙해지지 않으면 슬쩍 보고도 '어? 다음이네?' 할 수 있을 만한 분명한 특징이 없다. UI/UX가 통일되지 않았다는 점은 (SK컴즈의 네이트도 이 문제에서 썩 자유롭지 못하다)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고, 이것이 해결되기전 까지는 오랫동안 발목을 잡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다음 카페의 글을 티스토리에 올린다든가, 티스토리의 글을 다음 카페로 보낸다든가. TV팟 동영상을 티스토리 글쓰기 화면에서 쉽게 검색을 통해 붙일 수 있고, 이렇게 인용된 글은 TV팟의 해당 페이지에서 관련글로서 보여준다든가 등의 연계성 부족 역시 큰 단점이다. 물론 네이버의 폐쇄적 컨텐츠 정책이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의 열린 정책을 통해 자사 서비스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1
이러한 몇 가지 문제로 인해, 다음은 부분적으로 얻은 전술적 성과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의 전략적 목표는 무엇인가? 네이버를 '이긴다'라는 것은 매출과 페이지뷰, 즉 트래픽 동원력을 확보함으로서 안정적인 - 네이버 이상의 - 정보 유통망(퍼블리싱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당장 지식iN을 잡아야겠다 검색쿼리를 늘려야겠다 하는 전술적 목적에 매몰된 나머지 전략 목표는 이미 안드로메다에 휴가2 보낸거 같다.
전투에서 이기려고만 하지말고, 전쟁 자체를 하루속히 승리로, 자신의 페이스로 이끌어 나갈 생각을 했으면 한다. 이건 꼭 네이버 vs 다음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일부는 라지엘 스튜디오에도 해당이 되는 소리고, 누구든 뭔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사업을 하고 있다면 명분론적 사고에 얽매이지 말고 실제로 무엇을 손에 넣으려 하는 것인지 분명한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추어 전술을 응용해 나가기를 권하고 싶다.
기업간의 경쟁은 나라와 나라의 싸움이다. 한 나라의 국군통수권자가 타국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혹은 군사행동을 결정하면서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가장 첫번째는 '누구를 적으로 삼는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 때에는 그와 '왜'싸워야 하는가 (상대가 나에게 침공을 해오기 때문에(자사 방어)? 내 삶의 터전(마켓쉐어)을 확보하기 위해?)를 분명히 하고 (이것은 회사에 있어서는 분야의 결정이기도 하다. 컨텐츠로 싸울 것인가 트래픽으로 싸울 것인가). 그 다음에야 비로소 아군, 적군의 전력과 전황을 파악하는 일이나(기획, 시장조사) , 외교활동을 통해 동맹국 내지 우방국의 협조를 얻는 일(제휴업체), 나아가 선전포고(런칭)와 선무활동(마케팅)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잔지바르 왕국이 한 척의 전함과 300여명의 보병으로 구성된 국군으로 대영제국에 선전포고했다가, 선전포고한 지 단 30분만에 영국 해군의 일제 포격에 잔지바르군 전함은 포 한번 쏴보지 못하고 침몰하고 국군은 전멸하며 왕성은 불타 국왕은 해외로 망명해야 했음을 기억하라. 대조선국이 대한제국을 수립하였으나 불과 수년을 넘기지 못하고 일본국에 의해 강제 병합되었던 수난과 치욕의 역사를 기억하라.
네이버는 전략적이지만 다음은 전술적이다. 소규모 전투 일부에서 다음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고, 나름의 전공을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는 여전히 네이버쪽에 기울어 있는 것은 무엇인가. 총체적 전략에 있어서 심대한 오류가 존재하거나 전술적 성과가 전략적 목표 달성에 기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전략체계에 오류가 있거나, 전술적 성과가 모두 분산되어 정작 전세 역전에 도움을 주지 못함을 의미한다. 군비증강은 물론 좋은 시도다. 허나, 전략이 불안정하다면 백만대군도 일개분대의 저항을 꺾지 못하고 패퇴할 수 있다.
당신의 나라(기업)는 어떠한가?
- 티스토리는 이글루스의 전철을 밟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위험하다. Scope가 심각하게 좁다. 이른바 'IT후렌들리' 한 사람들에게만 그럭저럭 무난한 만족감을 부여해 주고 있는 서비스라 생각한다. 자판기 커피와 스타벅스 커피 정도의 차이이지, 딱히 바리스타가 직접 로스팅, 그라인딩해서 핸드그립으로 내려준 커피는 아니란 말씀. 다음의 서비스로서 녹아들 방도를 찾아야 한다. 지금처럼 어정쩡한 포지션에서 따로 노는 것은 썩 바람직하지 않다. 포털의 서비스로 녹아들더라도 정책기조가 반전하지 않는한 특유의 매력은 충분히 보존가능할 뿐더러 오히려 보강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본문으로]
- 여기에서 굳이 휴가보냈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머지않아 돌아오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